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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의 육아일기

베트남 나트랑 여행기 - 2

나트랑 1일차


새벽 2시가 넘어 깜란공황에 도착했다. 깊은 잠에 빠진 아이를 깨우고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새벽시간이었지만 입국장에는 입국 수속을 받을 사람들로 엄청 붐볐다. 중국이 5월초는 연휴라 중국 관광객이 많았던거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공항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한국 관광객과 중국 관광객을 따로 줄을 서게 했다. 그래서 같은 비행기를 탄 한국사람들 뒤쪽에 줄을 섰다. 새벽시간에 아이는 잠이 와서 힘들어하고 입국 수속을 기다리는 줄은 너무나 길었다. 


한참 기다리는 중에 갑자기 공항 관계자가 중국 관광객들이 먼저 입국 수속을 받을 수 있게 길을 터줬다. '뭐지? 무슨 상황이지?' 황당해 하며 힘들어 하는 아이를 달랬다. 


먼저 입국 심사를 받던 중국 관광객이 대부분 빠져 나가고 뒤에 한국 관광객이 서 있던 줄 옆에는 또 다른 중국관광객이 줄을 섰다. '우리가 먼저 왔으니 이번엔 우리 차례겠지?' 


이번엔 뒤 쪽에 기다리던 모든 줄에 길을 터줬다. 우르르..... 줄을 선 의미는 전혀없었다. 많은 나라를 여행해보지 않았지만 깜란 공항에서의 무질서는 처음이라서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 여행을 간다고 하면 새벽 도착은 권하고 싶지 않다. 


겨우 입국 수속이 끝나고 캐리어를 찾으러 갔다. 완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엉뚱한 곳에서 모든 캐리어가 주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반대편으로 가서야 겨우 찾았다. 


입국 심사부터 캐리어 찾는 것 까지 여행 시작부터 완전히 지쳐버렸다.  그래도 계획대로 베트남 유심칩을 구입했다. 캐리어를 찾는 곳 주변에는 유심칩과 환전하는 곳이 모여 있었다. 환전은 시내 금은방 같은 곳이 공항보다 낫다고 해서 유심칩만 구입하고 공항을 나섰다.


천신만고 끝에 숙소까지 데려다 줄 가이드를 만나서 깜란 공항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나트랑 시내 호텔로 갔다. 시내에 거의 도착했을 때 창문 밖을 보니 해가 뜨기 시작했고, 공원에서 운동하는 사람,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가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호텔 체크인을 끝내고 짐은 대충 던져놓고 침대에 누웠다. 바깥 도로에는 더 많은 오토바이소리로 시끄러웠지만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눈부시게 파란 나트랑 해변~


3시간 정도 자다가 일어나 아침 조식을 먹으러 호텔 식당으로 갔다. 조금 늦게 가서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었다. 쌀국수랑 모든 음식에서 독특하고 낯선 향기로 처음에는 먹는 것이 조금 힘들었지만 조금씩 익숙해졌다. 


 베트남에서 첫 식사~


아침식사를 끝내고 나트랑 시내 관광을 위해 호텔을 나서자 새벽시간에 호텔에 도착했을때 느꼈던 후끈한 동남아의 더위를 실감했다. 


호텔에서 나와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 앞에 섰다. TV에서 봤던 베트남 길거리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엄청난 수의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자나갔다. 횡단보도 신호는 파란불로 바뀌었지만 전혀 멈출 생각이 없는 오토바이랑 차량들.


미리 가이드로부터 길을 건널때 주의사항을 들었지만 많이 당황했다. 


길을 건널때는 절대 뛰지말라고 한 말만 기억했는데, 끊이지 않는 오토바이 행렬에 언제 지나가야 할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횡단보도 신호에 신경쓰지 않고 오토바이와 차량 흐름만 보다가 천천히 지나가자 오토바이는 알아서 피해가거나 멈춰주었다. 


겨우 짧은 횡단보도를 지나고 현지 은행에 환전하러 가기 위해 지나가야할 긴 횡단보도는 더 많이 망설이다가 힘들게 건넜다. 나트랑 여행 내내 길 건너기는 큰 어려움이었다. 


환전을 위해 빈컴프라자 1층에 있는 현지 은행에 들어갔다. 은행원은 환전을 위해서는 여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베트남에 있는 호텔은 대부분 여권은 체크인할 때 호텔에 맡겨야한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환전을 하지 못하고, 나트랑 추천 카페인 콩카페로 향했다. 가는 길에 환전하는 곳이 있길 바라면서.


걱정과 달리 콩까페 가는 길에 한글로 '환전'이라고 써있는 곳이 정말 많았다. 가게 한 곳을 들어가 100달러 정도를 베트남 동으로 환전했다. 


구글 맵상에 호텔과 콩카페가 멀지 않았지만 높은 기온과 강렬한 자외선에 금방 지쳤다. 하지만 구글 맵 덕에 쉽게 콩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콩카페 메뉴~


카페에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1층에는 자리가 없어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저기 한국말이 들여와서 한국에 있는 카페에 온 기분이었다. 


코코넛커피, 수박주스, 망고주스~


커피를 즐겨 마시지는 않지만 코코넛커피는 들은대로 괜찮았다. 무엇보다 3잔을 시켜도 만원이 되지 않는 것도 좋았다.


나트랑 해변~


콩카페에서 나와 '여행자거리'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아이가 더운 날씨에 걷는 것을 너무 힘들어해서 근처 나트랑 해변으로 방향을 바꿨다. 눈앞에 펼쳐진 파란 나트랑해변이 정말 아름다웠다. 뜨거운 기온은 여전했지만 바닷바람과 탁 트인 바다 광경으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나트랑 해변 근처 빵집 'Bread Talk'


시원한 음료만 찾게 되는 날씨~


해변에서 돌아와 호텔 근처 빵집 'Bread Talk'에 들어가 시원한 음료랑 빵을 주문해서 먹었다. 더운 날씨에 금방 지쳐 시원한 카페만 찾게 되었다. 


호텔로 돌아와 쉬다가 예약해 둔 '문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90분동안 마사지를 받은 아이는 베트남에 있는 동안 매일 받고 싶다고 했다.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한국에 돌아와서도 마사지 받으러 베트남에 가고 싶다고 한다.


베트남 첫 날 저녁식사를 위해 한국에서 '베나자'를 통해 예약한 인터컨티넨탈 호텔 2층 해물 뷔페 레스토랑으로 갔다. 마사지샵에서 레스토랑까지 거리가 멀지 않았지만 저녁시간에는 거리가 오토바이가 더 많이 쏟아져나와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랍스터~


인터컨티넬탈 호텔 로비에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해물 뷔페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낯선 음식의 향과 맛때문에 익숙한 음식 몇 가지에만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디저트는 정말 마음에 들어 해물 뷔페에 간 게 아니라 디저트 카페에 간 것마냥 여러 번 가져다 먹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트랑 해변을 따라 숙소로 걸어가는 길은 한 낮보다 훨씬 선선했다. 날씨 때문인지 낮보다는 밤에 관광객들이 많이 거리로 나왔다. 열대 과일 파는 가게, 랍스터를 구워파는 노점상, 해변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을 지나 호텔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새벽부터 전쟁을 치르고 베트남 나트랑 첫 날을 시작했지만 즐겁고 알차게 하루를 보내서 아이도 즐거워하고 모든 것이 좋았다. 


악마의 과일이라는 두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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