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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의 서재

[동화책]여기 꽃이 있어요

: 안단테, 그림 : 이영아


낡고 좁은 집으로 이사가다


여자 아이는 부모님과 함께 좁고 더러운 골목길에 있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간다. 새로 이사온 집도 좁고 불편하였고, 단칸방이라서 엄마, 아빠와 방을 같이 써야한다.


집들은 낡았고, 동네 사람들도 표정이 어두워 싫었다. 그리고 밤이 되면 골목은 시끄럽고 무서웠다. 학교 친구들도 드세고, 거칠어 친구를 사귈 수 없을 것 같다.


담장 밑 꽃 한 송이


어느 날 여자 아이는 지저분한 담장 밑에 핀 작고 가느다란 꽃 한 송이를 발견한다. 하지만 항상 동네 사람들은 꽃 주변 담장 밑에 쓰레기를 버렸다. 그래서 여자 아이는 꽃 한 송이를 위해 부지런히 쓰레기를 치운다.


여자 아이가 아파 쓰레기를 치우지 못했고, 동네 사람들은 계속 담장 밑에 쓰레기를 버린다. 그 사이 아이가 돌보던 꽃은 시들고, 아주 작은 꽃이 옆에 피었다.


여기 꽃이 있어요


여자 아이는 어른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푯말을 만들어 꽃 옆에 크게 꽂아둔다. 여기 꽃이 있어요』 

쓰레기를 버리려던 사람들은 푯말을 발견하고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푯말에 감동받은 사람이 편지를 남겨둔다.


누군지 몰라도 고마워요

이곳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거든요

작은 꽃 한 송이를 아끼는 마음에

감동받았어요

이 꽃처럼 예쁜 마음을 담아 갈게요


행복한 마을로 바뀌다


여자 아이가 뿌린 작은 행복씨앗이 동네에 퍼졌다. 동네사람들은 쓰레기는 치우고 담장에는 예쁜 벽화를 그렸다. 회색빛 동네가 화사하고 밝은 동네로 바뀌었다. 이제 여자 아이는 이 동네가 좋아졌다.


오래된 집들이 많은 동네에서 어둡고 잘 보이지 않는 골목길에 한 사람이 쓰레기를 버리면 다른 사람들도 버려서 산처럼 쌓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낡은 동네에 쓰레기가 쌓인 곳이 있으면 더 어둡고 칙칙해 보여 살고 싶지 않은 곳이 된다.


이런 우울해 보이는 동네에 이사 간 주인공 여자 아이는 작은 꽃을 지키며, 어른들에게 밝은 마음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들이 모여 동네는 밝고 생기가 있는 곳으로 바뀐다.


주인공 여자아이의 작고 소박하지만 밝은 에너지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동화책을 읽는 아이에게 느끼게 할 수 있는 좋은 동화책이다.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떠올랐다. 물론 동화의 내용과는 정반대이다. 동화 내용을 법칙으로 만든다면 '작은 꽃 한 송이의 법칙'이라고 하면 어떨까?


**‘깨진 유리창의 법칙’ :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했다간 나중엔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19823월에 월간 아틀란틱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