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꿈다락의 육아일기

제83회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 6급 응시

한자어문회 주관 한자시험 6급 응시

 

아이가 7살 늦가을에 8급 시험을 본 후 1년 만에 6급 시험에 응시했다. 꾸준히 공부해서 올해 7급이랑 6를 합격하고 이번에 6급 시험을 보게 되어 기특하다. 7150자 한자쓰기가 1학년인 아이에게 부담될 거 같아 6시험을 보고 한 회 거르고 올해 마지막 시험을 접수했다. 그래서 준비할 시간이 몇 달 더 있어서 한자쓰기는 큰 걱정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응시표랑 주민등록등본을 가방에 넣었다. 연필을 사용할 수 없어 아이가 평소에 편하게 쓰던 볼펜 2자루와 수정테이프도 2개 챙겼다. 연필로 한자를 쓸 때는 잘하다가 볼펜으로 쓰면 그림을 그렸다. 아직 볼펜으로 글을 쓰는 것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아침에 첫 눈이 펑펑 내려 평소보다 가는 길이 막힐 것 같았다. 그리고 한자시험 보러 갈 때 마다 시험 시작시간 직전에 도착해서 이번엔 조금 일찍 시험 장소로 출발했다.

 

시험 장소는 집에서 20분 거리인 인하대학교 5호관이었다. 평소보다 일찍 도착했는데도 시험장 건물 근처에는 주차할 곳이 없었다. 먼 곳에 주차한 다음 아이를 데리고 시험장 건물인 5호관에 도착하니 시험시작 전 15분이었다.

 

6급 시험 장소는 115호실

 

시험보기 10분전쯤 도착했는데 시험 감독하시는 분이 교실 내 부모님은 모두 나가달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가 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보다 못해 교실에 들어가서 감독관에게 수험번호를 말하고 자리를 확인한 후 아이를 데리고 맨 뒷자리에 앉혔다.

 

아이에게 시험 잘 보라고 말하니, 아빠는 얼른 나가란다. 아이는 몇 번 한자시험을 인하대에서 봐서 익숙해서인지 긴장하지도 않고 담담했다. 초등학생이 되고 1년 동안 혼자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챙겨주는 것을 귀찮아 할 정도로 많이 자랐다.

 

언니, 오빠들 사이에 있어 유난히 작아 보인다

 

6시험 볼 때까지는 금방 풀고 나올 것 같아서 마냥 시험장 근처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집에서 예전 6급 시험지로 모의고사를 보게 했더니 답을 모두 쓰는데 40분에서 45분 정도 걸렸다. 그래서 시험 시간 50분을 거의 다 쓸 것 같아 인하대 길 건너 근방을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30분 정도 지났을 때 교실로 가보니 시험을 끝내고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뒷문 창문너머로 보니 계속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이 살짝 보였다. 40분이 지나자 다른 교실에서도 아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45분이 되었을 때 앞문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 문틈으로 교실 안을 보았더니 3명이 남아 있었다.

 

50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이는 계속 답지에 답을 적고 있는 것 같았다. ‘답을 답지에 잘못 써서 다시 쓰는 건가?’ 걱정도 잠시, 50분이 되자 아이는 소지품을 정리하고 가방을 메고 나왔다.

 

왜 평소보다 늦게까지 답을 썼냐고 물어보니, “시계가 뒤에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어.”


아침에 손목시계를 챙겨주려다가 교실에 시계가 있다고 해서 그러지 않았다. 헷갈리는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을 끝까지 생각하다가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바로 시간을 확인하지 않아서 늦었다고 아이는 말했다.

 

그래도 당황한 표정은 아니던데, 시험 잘 봤어?”, “한자쓰기는 다 맞은 거 같아.”

 

시험이 끝나고 즐겁게~

 

아이가 시험시간을 다 쓰고 나와서 주변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 편하게 데리고 건물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학교를 빠져 나갔을 거라 생각했는데,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요금 정산소가 한 곳이라 예전에도 많이 밀렸지만 그날따라 더 심했다.

 

다음엔 1시간 더 일찍 준비해서 지하철을 이용해야겠다. 내 차로 가면 편하지만 학교를 빠져 나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 한자어문회에서 이런 것도 고려해서 시험 날 차량 이용할 때 요금 정산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짜증나는 마음을 겨우 참고 인하대를 빠져나와 아이에게 물었다.

5급도 공부해서 시험 보러 올 거야?”, “~”


제83회6급.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