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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의 육아일기

매주 금요일마다 아이와 함께

영어학원인형뽑기방식당수영장

 

아이의 수영 강습을 금요일로 바꾼 다음부터 퇴근 후 아이와 함께 반복하는 일정이다. 아이는 학교 마치고 돌봄교실에 좀 있다가 바로 영어학원에 간다.

 

영어학원에 데리러 가면 아이는 무지 피곤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런데 수영 강습을 금요일로 바꾼 이유는 다음날이 토요일이라 부담이 덜해서다. 다른 평일 수영강습을 받으면 다음날 학교 가는 걸 정말 힘들어했다.

 

학원 끝나는 시간이 저녁밥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먹지 않으면 수영할 때 힘들 것 같아 빵을 사거나 식당에 간다. 한 동안은 집에 데려와 밥을 먹였는데 오가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포기했다.

 

영어학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근처 롯데마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다. 마트에서 빵을 사거나 밖에 나가 한솥도시락 먹으러 가기 편해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트 주차장 2층에 있는 인형뽑기방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매번 들어가 본다.

 

인형뽑기 기계를 들여다보다가 아이가 랑랑이라고 이름붙인 판다인형이 뽑기 좋게 누워있었다. 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천원을 넣었다. 이천원, 삼천원딱 한번만 더 해보자.” 4번 만에 성공했다


별것도 아닌데 인형을 안겨줄 때 마다 세상을 다 가진듯한 아이의 표정이 싶어 매번 도전하게 된다.

 

인형을 안고 즐거운 아이에게 오늘도 금요일마다 물어보는 질문을 또 한다.  "뭐먹을래?”, “오늘은 한솥도시락

30분 안에 빨리 먹고 갈 수 있는 것이 빵 아니면 도시락이지만 매번 고민이다.

 

인형뽑느라 밥 먹을 시간이 더 부족해졌다. 아이랑 뛰어서 마트 근처 한솥도시락으로 향했다.

도시락을 먹는 게 지겨울 텐데 무인 주문기 옆에서 아이는 을 외친다.

오늘은 계란도 추가 

뽑은 인형이랑 동백 도시락~

 

밥을 다 먹인 후 시간을 보니 수영 강습 시작시간이 15분밖에 남지 않았다. 서둘러 차를 몰고 수영장으로 가서, 시작 5분 전에 도착했다. 수영가방이랑 오리발을 챙겨 수영장으로 들여보내고 한시름 놓았다.

 

커피를 한 잔 뽑아놓고 느긋하게 준비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수영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키가 많이 큰 거 같은데 언니들 사이에 있으니 아직 꼬마다. 언니들처럼 빨간 수모를 썼지만 힘이 아직 부족해 접영이 영 서툴렀다.


수영 시작할 무렵에는 수영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응원해줬었는데 요즘은 책이나 핸드폰만 본다고 아이는 불평했다. 그래서 오늘은 힘내라고 따라다니며 응원해줬다.

몸풀기때는 킥판이랑

            

여느 금요일과 마찬가지로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말리고 온 아이에게 잘 했다고 칭찬한 후 외투를 입히고 학원을 나섰다. 늦가을 추위가 매서워 서둘러 아이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나의 불금은 언제부터인가 아이와 함께 거의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간의 피로가 쌓여 온 몸이 무거운 금요일에 아이를 챙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귀찮거나 싫지는 않다


아이가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불금에 매번 볼 수 있는 것이 나에겐 큰 행복이다.

 

그렇지만 피곤함을 이기기 힘들 때가 많다.

아빠가 너무 피곤해서 네가 수영하는 거 안 보고 졸고 있어도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