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일에 치이고, 퇴근 후에는 육아를 전담하다보니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연수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업무역량강화 연수 공문을 여느 때처럼 무심하게 넘겨보다가 강사이름이 확 눈에 띄었다. ‘김민식 MBC PD’.
『공모자들』이라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지만 열심히 시청했던 『뉴논스톱』, 『내조의 여왕』의 PD인 줄 몰랐다. 『공모자들』에서 김민식 PD의 모습을 강렬하게 기억해서 연수를 통해 만나고 싶었다. 물론 『미래형 인재와 창작의 즐거움』이라는 연수명도 내 마음을 끌었다. 예술적인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공대출신이라 나는 틀린 거 같고, 아이의 창의성은 어떻게 키울지 알고 싶었다. 재미있게도 김민식 PD는 자원공학과 출신이라고 한다.
“교사였던 아버지의 강압으로 어쩔 수 없이 문과가 아닌 이과를 선택해서 공대를 가게 된…….” 가정환경과 공대를 가게 된 계기가 나랑 비슷해서 완전 몰입해서 강연을 들었다. 20살 때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의 외모를 디스하자 강연을 듣던 사람들이 웃으며 재미있어했다. 하지만 난 웃지 않았다. 웃을 처지가 아닌 것도 있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의 외모는 진짜 생김새보다 훨씬 더 잘생겨 보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잘 생기셨어요. 김민식 PD님!’
난 20대에 방송국 입사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합격의 문턱에서 좌절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 때는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자책도 많이 했었다. 그 때 가졌던 의문이 ‘무한도전’을 연출한 김태호 PD에 대한 일화를 들으며 많이 풀렸다.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는 김태호 PD처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한다. PD를 준비했던 것은 아니지만 개성 있는 인간형은 아니기에 뒤늦게 불합격을 수긍하게 되었다.
창작을 ‘고통’이 아닌 ‘즐거움’으로 느끼는 미래형 인간이 나는 될 수 있을까? 아니다. 영어 학원 다니는 아이가 단어시험 몇 개 틀렸다고 혼내는 나는 과거형 인간이다. 이것을 강연 내내 깨닫는 시간이었다. ‘창의성은 남과 다를 수 있는 용기’. 아이에게 남과 다를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2시간의 강연이 순식간에 끝나자 너무 아쉬워 김민식 PD의 저서를 검색해보았다.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매일 아침 써봤니?』. 공대출신 PD가 영어책을 썼다는 것이 특이해 보인다. 두 권 다 읽어보고, 김민식 PD의 블로그도 자주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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